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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생이 가격폭락에 일할 맛 안나”[현장취재]가격폭락으로 시름 깊은 고금 항동·약산 천동 매생이 생산어가를 찾아가다

지금처럼 매생이 발을 걷어와 뜯어내기 작업을 하기 전에는 배에 엎드려 가슴을 대고 매생이를 채취해 매생이로 번 돈을 가슴으로 뜯어낸 ‘가슴 아픈 돈’이라고 했다. 그런데 옛날처럼 힘들게 훌터내는 작업을 하지 않지만, 매생이 양식으로 돈을 버는 어민들은 요즘에도 가슴이 아프다. 매생이는 제철을 맞았지만 제 가격을 받지 못하고 시름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완도는 매생이 전국 생산량의 60%를 차지하고, 완도에서도 고금·약산면이 생산량이 가장 많다. 지난 17일 매생이 작업이 한창인 고금면 항동리와 약산면 천동리를 찾았다. 바다에서 매생이를 걷어오고, 육지 선창가에서는 가져온 매생이 발에서 매생이를 훌터내기 바쁘지만 어민들의 얼굴은 밝지가 않았다.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면서요?”라고 하니 약산 천동리 매생이 어민은 대뜸 “지금 1,000원에 생산자 판매가 되는데 이런 가격으로는 일하는 사람 인건비도 못준다”면서“우리 같은 사람은 열심히 키워 생산만 해내는 사람들인데 소비에 대한 대책이 뭔가 필요한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면서 행정은 뭐 하는지 모르겠다고 성토한다.

옆 매생이 작업장에서 만난 젊은 여자는 “일손을 도와주러 왔는데 가격이 폭락해 일할 맛이 안난다”며 매생이를 한재기 한재기 만들던 손을 멈추고 한숨을 내쉰다. 그러며 매생이 가격폭락에 대한 제법 과학적인(?) 분석도 내놓는다.

“매생이가 건강에 좋지만 도시의 일반 가정에서는 요리해 먹기가 쉽지는 않다. 올해 작황이 좋은데 소비는 잘 안되고, 상인들은 가격이 취저로 떨어졌을 때 구매해 냉동보관해서 매생이가 생산되는 초반 가격이 가장 비쌀 때 내놓는다. 얼려놓은 것이 얼마나 많이 있겠느냐. 그러니 먹어본 사람들은 매생이를 자주 찾지 않을 수 밖에 없다. 그러니 가격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매년 반복되는 것 아니겠느냐”

고금 항동리 영세한 매생이 생산어민들도 약산 천동리와 분위기는 매한가지다. 아르바이트까지 써가며 제철 매생이 훌터내기 작업을 하고 있지만 “별로 흥이 안난다”는 말이 똑같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어민들의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구성된 (사)완도매생이생산자협회 이사를 맡고 있는 배상윤 씨는 “행정기관에만 대책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어민들도 무조건적인 생산을 할 것이 아니라 4인 기준 380~400g 한 재기 매생이를 2인 250g 상품을 만드는 등 할 수 있는 소비촉진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아이스박스에 한 재기씩 올려 판매하는 것도 매생이 한 재기마다 진공 포장해 상품의 질도 높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행정에 대한 아쉬움도 안나올 수가 없다. 지난 4일 매생이 어민들은 완도 금일수협 고금지점에서 간담회를 갖고 매생이 수매, 군납 등의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행정에서는 지난 11일 완도군청 수산양식과에서 매생이 생산자, 가공업체, 유통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간담회를 갖고 매생이 가격안정 및 소비촉진을 위해 머리를 맞댔지만 모두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사람이 죽은 후 약을 지음)’이란 평가다.

“매년 이맘때 가격폭락이 있는 바 예측가능한 것임에도 가격이 떨어지고 나서야 대책을 세우지 않느냐”는 또다른 매생이 생산어민의 톡 쏘는 말이 가슴을 송곳처럼 찌른다.

/완도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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